2014/08/27 19:35

독백 2 잡담 / Small Talks

개인의 흥미에 의한 결과든 사회적 부담에 따른 결과든 거대한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비판적으로 확장되는 대중의 소비 행렬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특정한 상호의 커피집이나 빙수 가게가 맛이나 서비스가 특별하게 뛰어나지 않음에도 단지 사람들이 몰린다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 같은 현상 말이다. 사실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확산에도 선의 외에 재미, 남이 하니까 같이 하기와 같은 다른 요인들이 영향을 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을 구태여 꼬집고 꺼낼 필요가 있는지는 조금 회의적이다. 특히, 그런 형태의 수요에 기대서만 성공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바라보며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적인 면이 있다.

2014/08/18 07:19

독백 1 잡담 / Small Talks

글을 쓰지 않은지 오래, 예전의 내가 늘어놓은 말들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지금은 그렇게 쓸 수 없다는 사실에 놀랄만큼 쓰는 힘을 많이도 잃었다. 블로그에서 트위터로, 다시 페이스북으로 짧은 생각을 남기는 공간을 바꾸어 가는 동안 긴 글을 쓰지 않게 된 것도 이유 중의 하나겠지만, 실은 어느 시점부터 자기 문제에만 천착하고 생각하는 것을 게을리하게 되었다. 생각을 하지 않으니 표현할 수도 없다. 표현하지 않으니 표현하는 기술을 잊었다. 한 번 손을 데어 본 아이는 좀처럼 뜨거운 냄비 손잡이에 손을 뻗지 못한다. 나 또한 억지로 글을 쓰려고 펜을 잡았다가도 마무리짓지를 못하고 중간에 포기한다. 완성하려면 치열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그건 수고로운 일이니까. 그리고 수고로움의 결과물은 늘 부끄러울 따름이니까.

내가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에 대하여 느끼는 수치심의 밑에는 남에게 흠잡힐 것을 두려워하는 얄팍한 사회적 자기보전의식이 깔려있다. 모든 일은 긁어 부스럼이라 애초에 하지 않으면 문제될 일도 없다는 생각과 게으름이 적당하게 협약을 맺고 도장을 찍는 것이다. 그 구실 좋은 핑계 아래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이제는 자존의 의미마저 의심하게 된 자신이 있다.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무어라도 한다는 말은 생에 대한 집착이 있음을 전제로 한다. 떠밀려서 더 물러설 곳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만히 누워만 있는 사람은 대부분 살아가기 위한 의지마저 흐릿하다. 일을 그만 둔 이후 잠깐 누리던 해방감이 사라진 이후로 내 정신도 그렇게 누워 지냈다. 그 흐릿함 가운데 이따금 돌아온다는 현실감각이 어느 밤을 지새우고 내게도 왔다. 그 예기치 못한 방문 덕분에 여기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대로 괜찮은가. 다치기 싫어서 싸움을 포기해버린 채 낮과 밤을 하나의 긴 밤처럼 보내는 것이 옳은가. 하지 않아도, 쓰지 않아도,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은가. 온전치 못한 자신을 남에게 내보이기에 앞서 스스로 부끄러워할 만큼 자기기준과 자의식이 대단한 사람이 나는 못 되었고, 일의 성공 가능성을 진지하게 타진하기 전에 일단 몸부터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사람에게 모자람이란 자연상태와 다름없건만 이를 온전치 못함으로 여기는 허세 좋은 생각은 어디서 주워 온 것이었는지.......

한때 생각하는 것이, 그 이전에 남의 말과 글을 듣고 보는 것이 습관이던 시절이 있었다. 퀴퀴한 다락방 먼지쌓인 동화 전집과 같은 이 허구의 공간을 구태여 되살리는 까닭은 그런 습관이 있던 곳으로 감각을 되돌리면 어느새 나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 저 게으름이라는 관성에게서 잃었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내게는 죽어있던 공간. 근사한 추억으로 가공하여 보존할 것도 없으니 여기에 아무 생각이나 막 쓰련다. 말라버린 가죽에 하루 아침에 핏기가 돌 리 없으니, 당분간은 삭은 몰골조차 여과 없이 드러내야 하겠다. 그건 수모도 수고도 아닌 그냥 그런 것이고 그냥 해야 할 것이다.

2009/12/07 22:15

2009. 12. 07. 떡실신 체험기! 잡담 / Small Talks

저녁 먹고 피곤해서 연구실 소파에 앉아 한 숨 자다가

한 시간 쯤 잤으려나 할 일이 있으니 일어나야지 하고 일어나서

책상에 앉았는데도 여전히 피곤한지 앉아서 졸려고 하길래

세수 좀 하고 오면 더 나을까 싶어 연구실 문을 열고 나가서

기지개를 펴는 찰나 찡- 하는 느낌과 함께 의식을 잃었다.

깨어나보니 신음을 흘리며 복도에 나뒹굴고 있는 자신을 발견.

뭔가 쿵! 했던 기억과 통증과 온갖 생각이 아마 수 초밖에 안 되었을 시간 동안 매섭게 소용돌이치고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 애써 정신을 수습하고 날아간 안경을 주워 끼고는 씻으러 가서 거울을 보니

머리와 얼굴에 타박상과 찰과상이 남아 피가 줄줄 배어나온다.

가만히 앞 뒤 정황을 맞춰보니까 '기지개블랙아웃신체통제불능몸이 허물어지면서 맞은편 벽 모서리에 머리와 안면으로 헤딩그대로 의식 완전 소실의식회복통증 자각'의 단계로 일이 벌어진 듯.

완전히 뒤로 넘어갔으면 아마 완전히 갔을 지도 모를 일이다.

목격자조차 없었으니 혹시 모를 상황에 구해줄 사람도 없었고.

행운인지 불운인지. 일단 살았으니 행운으로 기억해두기로 함.

부딪힌 자리 딱 맞은 편 뒷목이 콕콕 쑤시고 몸은 여전히 피곤한데다

얼굴에 습식반창고를 덕지덕지 붙이고 집에 갈 생각하니 헛웃음만 나온다. 낄낄낄.

이 녀석이 왔다 갔다기 보다는

이 녀석이 도와줬다고 믿는 게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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